경제민주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상을 보는 나의 눈

김 정 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경제민주화라는 모호한 개념의 용어가 마치 전 세계의 흐름인 양 착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지난 학술보고서로 시장경제질서를 파괴하는 동반성장정책 및 초과이익공유제에 관한 논의에 관한 주제로 연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보다 대기업에 대한 일종의 마녀사냥이 날이 갈수록 점입가경인 지금이다. 때가 때인 만큼일까? 한 표가 급한 정치인들은 경제민주화라는 위험한 발언을 스스럼없이 남발하여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용어 자체만 놓고 보면 혹자의 입장에서 다소 정의롭고 장밋빛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그저 빛 좋은 개살구다. 무거운 두 어깨에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 할 필자 또래의 젊은 세대들은 무지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믿는 것을 더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현재 경제민주화의 주요 골자는 대기업·중소기업 동반성장정책, 대기업의 순환출자구조, 총액출자제한제도, 중소기업의 적합업종 분류 등이 있다. 헌법상에 명시된 조항의 개념은 모호할뿐더러 정치가들은 경제적 학습도 부족한 상태에서 소위 말하는 대기업 때리기로 서민들에게 감성적인 인기를 얻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재벌들이 특혜로 성장, 중소기업착취, 대기업 총수들은 1%도 안 되는 지분으로 기업을 지배, 계열사의 문어발 확장과 더불어 동네상권까지 침탈한다고 말한다. 물론 일정 부분 사실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부분이 잘못된 사실에 기초한 오해이거나 과다하게 여겨지는 부분이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로 인한 중소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파급효과와 같은 긍정적 모습은 일절 언급 않고 오로지 개인과 중소기업들의 삶의 고단함을 대기업에 원인을 돌려 반기업정서를 더욱 심화시켜 시장경제가 위협받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잘못된 오해와 동반성장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바로 알고 가자. 일반적으로 대기업이 모든 이익을 독식하는 것이 사실일까? 그렇지 않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주문을 주는 대기업의 평균수익률이 4.74%이고 그 대기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수익률이 4.65%이다. 사실상 평균 수익률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중소기업 중에서도 납품단가를 후려치기 당하는 곳이 없다고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전체라고 말할 수 없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위의 사실은 무시한 채 납품단가 후려치기가 전반적인 상황인 것처럼 일반화하고 확대해석 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실시할 때, 저평가된 원화가치의 수출로 창출된 이익이 모두 대기업으로 귀속된다고 알고 있다. 사실 수출에 의한 이익증가의 부분에서는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수출하는 기업은 다 좋다. 하지만 몇몇 상황이 나빠지는 기업들이 있는데 바로 내수중심의 기업이다. 내수기업의 적자상황은 건설업을 하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마찬가지이며 단지 내수 상황이 나쁜 것인데 언론이나 반기업정서를 가진 집단들은 중소기업의 고단함만을 부각하고 상대적으로 잘나가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수출 위주의 대기업을 비난하기 일색이다.


  동반성장정책에 의한 초과이익 공유제는 기업에 과도한 퇴행적 규제다. 기업의 궁극적 목표인 이윤창출에 장애가 되는 제도이며 경영자들은 기업과 기업가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에 항시 의문을 품게 할 것이다. 그것은 곧바로 기업의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실업이 증가하며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시장은 반드시 기형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이익공유제로 인해 유인이 없어짐으로써 우리나라 경제는 형편없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대기업의 순환출자구조 역시 논란이 많다. 사실 그에 대한 명백한 해답은 없으며 논란거리가 아니라는 것이 답이다. 그런데 마치 분명한 답이 있다거나 큰 문제인 듯 뜯어고쳐야 한다는 일부 전문가(?)들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어 내는 듯 보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요타, 루이비통, BMW, 까르푸, 월마트 등 미국의 S&P 500대 기업 중 상당수가 오너경영이다. 미국은 순환출자 방식이 거의 없어지고는 있으나 그 배경에는 매우 좋은 금융시장이 있어서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기업가가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사업하기 참 좋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아직도 사업 투자의 각종 금융규제에 의해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느낀다. 따라서 순환출자 방식으로 그나마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문제가 있는 국외 기업의 상당수가 전문경영인 체제인 것 역시 생각해볼 만 하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불가피한 경제구조를 간과한 채 그저 소수 지분의 재벌총수를 악마같이 묘사해선 안 된다.


  순환출자구조에 이어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어떨까? 지난여름에 국회에 출자총액제한제 도입을 위한 입법안을 제출하였다. 출자총액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한 후 해당하는 회사는 순자산액에 100분의 25를 곱한 금액을 초과하면 다른 국내회사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글로벌 위기 속에 아르헨티나와 같은 퇴행적 규제로 몸살을 앓았던 나라들은 오히려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기업가들의 목을 죄고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을 막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골목상권과 계열사 간 거래는 아무런 관계도 없을뿐더러 자금 규모가 다르다. 계열사의 증가 역시 출총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물론 출총제를 시행하면 대기업의 계열사 확대는 비교적 어려움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4대 그룹(삼성, LG, SK, 현대)의 최근 5년간 늘어난 신규계열사의 사업영역을 살펴보면 첨단산업, 금융업, 사회적 기업, 개발기업 등 골목상권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물며 출자총액제한제는 우리나라만 존재하는 유일한 제도이다. 미국, 일본(대규모회사의 주식보유총액제한제도가 있었으나 2002년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 등 선진국은 출자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더 파고들어 보면 이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국가의 경제가 휘청거릴 위험성이 크다. 잘나가는 외국기업들은 출자제한이 없으므로 국내 시장을 쉽게 잠식할 것이며 우리나라 기업은 출자제한 탓에 힘 한번 못 써보고 무너질 것이다. 자국의 기업에 경쟁을 제한하는 이른바 역차별이 발생하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진다.


  신사업 투자는 어떤 것인지, 문어발 확장은 무엇인지를 구분은 어떻게 하는가? 라는 물음에 그 누구도 곧바로 답을 내릴 수 없다. 이는 사업을 전문화할지 다각화할지는 기업가가 기업을 시장원리에 따라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라는 뜻이다. 또한, 국가와 국민은 대기업에 대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요구한다. 기업도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신사업투자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이윤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한다. 그 과정에서 역시 문어발 확장, 상권침탈 등 오명을 쓰게 된다. 이 정도만 살펴보아도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한 논의는 비생산적이고 소모적인 일이다.


필자가 활동하는 경제학술 모임에서 얼마 전에 다시 읽는 삼성전자 설립 반대 진정서라는 흥미로운 기사를 본 적이 있다. 1969626일 자 보도인데, 삼성전자 설립에 반대한다는 전자공업협회 59개 회원사의 성명서다. 당시에도 논쟁이 치열했다. 설탕이나 양복지 정도를 생산하던 삼성이었고, 국민소득 1000달러가 안 되던, 춥고 배고프던 시절이었다. 삼성전자는 그렇게 치열한 견제 속에서 태어났다.


  기업경영에서 불확실한 영역의 사업을 성공한 후에, 결과적인 측면만 보면 누구든지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업가의 치열한 고민과 위험을 무릎 쓰는 사명감과 인생의 명운을 걸고 뛰어드는 것이다. 아무리 기업이 이윤창출이 목표라지만 기업가가 개인만을 위해 뛰어들겠는가? 국가 경제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 역시 함께 안고 간다. 그들의 도전정신에 따라 국가경제는 성장해왔으며 지금도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


  경제구성원을 비롯한 정책입안자들의 유일한 대책은 철저히 시장경제원리에 근거하여 경제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치열해지는 경쟁시대에 낭만과 의리는 없다. 공짜점심 역시 없다. 설령 공짜로 보일지언정 훗날 큰 빚으로 돌아올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온 국민이 경제성장, 평등, 복지 등 따뜻하게 살길 원한다. 하지만 냉혹한 현실세계에서 위에 언급한 것들 전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위태롭다 하여 지속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지정, 구조조정 회피, 보조금 등을 시행하면 영원히 자생력을 갖지 못한다. 자생력을 갖지 못하게 되면 경쟁에 뒤처지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사회의 어느 구성원을 보호하고자 좋은 의도로 실시한 정책이 그 사람을 경쟁에 뒤처진 실업자로 만들 수 있는 엉뚱한 결과가 나오게 된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럽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자국 내 기업을 다시 유입하기 위해 기업 경영하기 좋도록 법인세 인하 등 규제 완화를 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계적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 산업 등을 발굴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시점에서 국내의 반기업정서의 흐름과 대기업에 관한 각종 퇴행적 규제는 세계적 위기를 도외시한 채 역행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운 요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주장처럼 시장의 자생적 질서를 유지함과 동시에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는 기업 활동 자유가 있으며 자본주의는 이 기업 활동 자유를 통해 일자리와 민주주의를 확산시킬 수 있었다."는 교훈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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